사고보고서 Occurrence repo rt [미국 간호사 외노자일기] D+603

 *올 들어 왜 이런 에 악재가 걸까, 정말 굿이라도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크고 작은 일들이 발생했다.

정말 내 의지와 내 선택에 대한 결과가 아니라 불가항력에서 발생하는 일이라 더욱 무기력해지고 더 속수무책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고, 또 그 결과로 인한 피해를 온전히 내가 감내해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피곤한 일이다.

지난주 금요일에 Occurrence report를 작성해야 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미국에 와서 두 번째 사건이었다.

첫 번째 사건은 Fat graft를 해야 하는데 서전이 스크럽을 벗을 때까지 몰랐고 클로징이 모두 끝나 파이널 카운트가 모두 끝나고 서전이 가운을 벗은 뒤 Fat을 채취해 넣으려는 부분에 잊고 넣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건.

다행히 채취된 fat는 스크럽이 break하기 전이기 때문에 무균 상태로 보관 중이고, 환자는 여전히 마취 중이므로 다시 봉합 부위를 열고 잊고 있던 fat을 넣어 주는 것으로 끝났다.

이는 뭐 circulating nurse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서전의 책임이 가장 컸고, fat을 가지고 있던 스크럽도 서전과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아 발생한 사건이었고,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몇 번의 미팅을 통해 마무리되었다.

이후 이 사건에 대한 피드백으로 OR note paper에 debriefing 체크 여부 항목이 추가되었다.

occurrence report는 수술방 안에서 일어난 모든 사고를 보고하는 보고서로, 누가 잘못을 저질렀는지 누가 피해를 입었든 그 방의 서큐인 간호사가 작성해 보고해야 한다.

환자가 넘어졌다느니 지난번처럼 수술 중 문제가 있었다느니, 수술 중 불이 났다느니, 갑자기 기계가 작동하지 않아 수술이 지연됐다느니, 수술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환자에게 해가 되지 않았다느니로 발생한 모든 사건을 기록해 제출해야 한다.

어쨌거나 이번 2차 사건은 임플란트 사건이었다.수술 중 환자의 몸에 넣게 되는 모든 보형물 삽입물 인공관절 등을 통틀어 임플란트라고 부르는데, 정형외과에서는 특히 인공관절 수술을 할 때 사용하는 인공관절을 임플란트라고 부른다.

가끔 시멘트를 사용해야 하는 수술의 경우 뼈속에 넣은 시멘트가 흘러나오지 않도록 그 구멍을 막아주는 용도로 시멘트 플러그를 사용하는데 이 작은 플러그의 유통기한이 지난 것

임플란트를 스크럽에 전달하기 전에 간호사가 정확한 임플란트인지, 사용하려는 사이즈가 맞는지, 그리고 그 임플란트의 유통기간(?)이 유효한지를 확인하고 전달해야 한다.

내가 수술실 1, 2년차도 아니고 이런 기본적인 것을 놓칠 것도 없지만 이번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니 정말 어이가 없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경위는 수술 중 해당 임플란트 회사에서 서전이 이용하려는 임플란트를 적절히 사용하고 있는지, 임플란트에 대한 정보와 조언을 위해 수술 참관을 하게 되는데(환자에게 수술 동의서를 받을 때는 이 부분도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이번에 참관한 기구상 2명 중 1명이 이 임플란트를 날짜도 확인하지 않고 연 것이 화근이었다.

모든 임플란트, 약품은 서큘레이팅 나르스에 의해 준비되고 오픈되어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구상으로 적절한 크기의 임플란트를 준비하면 간호사가 날짜를 확인해 서전에 보여주고 스크럽에도 확인시켜 준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구상이 내가 잠시 물품을 가지러 간 사이에 임플란트를 오픈한 것이 문제였다.심지어 스크럽도 서전에도 확인 없이 열어줬는데 받은 스크럽도 날짜를 묻지 않고 열어줬기 때문에 그냥 사용했다는 부분이 문제였다.

모든 임플란트는 기록하도록 돼 있지만 이 부분을 내가 기록해놓고 기일이 지났음을 깨닫고 서전에 임플란트 기한이 만료됐음을 알렸을 때는 이미 늦어 어쩔 수 없었다.

정말 중요한 일이어서 가슴이 뛰고 손이 떨려 우선 슈퍼바이저에게 알려야 할 것 같아 얼른 슈퍼바이저에게 보고했다.

내가 잠시 물건을 가지러 수술실을 비운 사이 벌어진 당신 잘못은 없다는 사람들의 말, 어차피 임플란트는 시간이 지나도 평생 지니고 다니기 때문에 해롭지 않다는 서전의 위로가 아니라 위로의 말을 들었지만 역시 내가 있던 수술실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마음이 괴로운 것은 사실이었다.

당연히 occurrence report를 해서 최근에 온 디렉터와 매니저, 슈퍼바이저, 스크럽, 그리고 나까지 모여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했고 이 부분에 대한 미팅이 한두 번 더 열릴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들었다.

기분이 너무 나쁘고 우울하면 오히려 서전이 와서 환자는 다치지 않고 오직 당신과 내가 많은 페퍼워크를 하면 되기 때문에 이 기회에 어떤 기구상을 믿으면 된다 어떤 기구상을 믿어서는 안 되는 지배는 기회였다고 말해 주는 서전.

스스로도 이런 일이 있었다고, 내 손으로 임플란트를 열어줬다고 위로해주는 슈퍼바이저

오히려 매니저는 이 부분을 숨김없이 보고해 줘서 고맙고, 또 이번 일을 통해 왜 물품이 수술방에 제대로 채워지지 않아서 간호사가 수술 도중에 물품을 가지러 수술방을 비울 수밖에 없었는지, 어쩌다 기한이 지난 임플란트가 수술방으로 배달되었는지 검토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말을 했는데…

99번을 자주 하다가 이렇게 한번씩 사건 사고가 나면 그동안 해왔던 것이 무너지는 기분이고 무기력해진다. 특히 이번 일처럼 나의 의지와 노력과는 상관없이 발생했지만 여전히 내가 책임져야 하는 데는 그 타격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나 할까.

내가 좋은 간호사인지, 잘하고 있는지, 그 동안 쌓아온 경력에 의문이 생기고,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는지에 대한 생각까지 도달합니다.

2021년이 세 살도 아닌데 진짜 하나만 수습하면 하나가 폭발해 마음이 편할 날이 없을 것 같고 나머지 9개월은 얼마나 스펙터클한 사건사고가 날지 걱정이다.

누가 저주라도 하는지, 이렇게 나쁜 일이 연달아 일어나는 것도 참 신기한 로또를 사야 하는지…

덕분에 2021년은 정신 벌크업 중, 매듭이 좋아지고, 여간해선 안 된 요즘 모두 덤벼들어.

우연히 유튜브에서 미국 알에 관한 내용을 봤는데 닭장 없이 방목해 키운 닭이 아니라 non-gmo는 단지 non-gmo 사료를 먹였을 뿐이었다. 그래서 결론은 pasture raised+organic조합에서 먹는 정말 내가 생각 나은 환경에서 큰 스트레스 없이 좋은 음식 먹고 자란 닭이 낳은 질 좋은 알이라는 것… 12구에$6.99이다만 세일해서 6달러 좀 주지 않고 샀다.

부서진 멘탈을 잡으려고 히링공간을 만들었는데, 문제는 그걸 볼 여유조차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서진 멘탈과 체력 보충을 위한 백숙, 미국 영계는 한 마리에 1kg이 넘는다. 두 마리 했는데 셋이서 한 마리 겨우 먹었다.

병원 카페테리아에 아침에만 파는 요구르트 조합으로 비슷한 요구르트를 만들었다. 저지방, 저당 바닐라 요구르트와 유기농 블루베리, 유기농 라즈베리, 그리고 오토 허니 그레놀라. 병원에서 사 3달러에 조금 못 미치지만 만들어 보니 먹는 게 이득이고 가족이 먹으려면 이렇게 만들어 먹는 게 더 좋은 재료들로 구성돼 좋다. 병원에서 파는 것은 블랙베리도 들어가지만 블랙베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좋아하는 라즈베리와 블루베리만 넣어서 만들었다.

동생 손에 이끌려온 아파트 짐

사람이 아무도 없고 시설도 완전 새로워서 정말 좋다. 게다가 같은 건물에 있어 비도 맞지 않고, 걸어서 체육관까지 갈 수 있으며, 24시간 열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아파트 렌트비가 아까운 아파트 생활. 셋이 헬스장을 잘 이용하기만 해도 본전을 뽑을 수 있는 기분이랄까.